에세이-데이트랜드
기대가 어긋났을 때 불평이 흘러 나온다.
누구나 태어나 자라며 이상향을 그린다.
때로 배운 것일 수도 있고 전해온 이야기일 수도 있으며 스스로 만든 것일 수도 있다.
한 가지 공통된 사실은 이상향은 현실과 대비되는 존재라는 점이다.
이 지난한 생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길은 멀고 가팔라 항상 허덕이며 가야 한다.
어느새 한 고비를 넘겼다 싶으면 다시 다른 장벽이 찾아온다.
원래 이 세상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고 이상향은 속삭인다.
어쩌면 당신이 가졌어야 할 것들은 모두 부당하게 빼앗긴 무언가일지도 모른다.
그 지점에서 사람은 불평하게 된다.
현실을 수용하고 체념하면 실은 간단하다.
입을 다물고 기대를 꺾으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
그렇지만 삶은 한 번 뿐이며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다.
처음은 고작 불평에 불과하지만 불만이 쌓이면 세상을 뒤흔들 진노가 된다.
사람은 항상 그렇게 들고 일어나 기존의 장벽을 무너뜨려 왔다.
어쩌면 이 세계의 궤적을 바꿔온 것이 한낱 불평일지도 모른다.
기대가 어긋난 어느 날, 문득 걸어온 궤적을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