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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Sep 17. 2018

결과

에세이-데이트랜드

삶은 과정이 아닌 결과로 마침표를 맺는 것처럼 보이기 쉽다.


사람의 삶은 주어졌거나 결정했거나 혹은 우연히 발생한 목표에 다다르기 위한 여정이 되곤 한다.

때문에 우리는 결국 다다를 결과만이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행복한 시간을 보냈더라도 끝이 좋지 않다면 생을 망쳤다고 낙담한다.


하지만 머나먼 길을 걷는 여정은 대부분의 경우 목적지가 중요하지 않다.

순례가 그렇듯이 다다르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쌓아 변모하는 사람 그 자체가 오히려 본질이다.

마침내 다다를 도달점은 오히려 허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은 결국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끝난다.

아무리 대단한 업적을 이루고 결과를 얻어내더라도 그 모든 것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남는 것은 기억 뿐이며, 살아온 여정을 품고, 사람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생의 진정한 결과는 얻어낸 무언가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단순히 결과만으로 마침표를 맺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각일 뿐이다.


문득 허망한 결과를 받아들었을 때, 생을 다시 돌아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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