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생이 끝나지 않는 한 다음은 반드시 찾아온다.
어제는 흘러갔고 내일은 오지 않았으니 지금만이 존재하는 현실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실 인간은 ‘내일’을 상상할 수 있는 이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오히려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하며 사람은 이 엄혹한 현실을 바꿔왔다.
도래하지 않을 가뭄을 대비하며 둑을 쌓고, 보이지 않는 질병을 예측하며 장벽을 쌓고, 혹시나 나타날 재해를 막기 위해 서로 모여 나라를 만들었다.
막막한 이 세상에서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준비한 이들이 현재의 세계를 이루어냈다.
때로 패배하고 주저앉더라도 끝까지 버텨낸 사람에게 세상은 기회를 연다.
이 던져진 삶은 끝나지 않는 한 수많은 사건이 벌어진다.
놓치지 않고 한 순간을 잡아낸다면 다음은 반드시 있다.
그렇기에 운명이 포기하지 않는 이들에게 기적을 선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막막한 여정 속에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피할 수 없다.
단지 다시 찾아올 기회를 믿으며 버텨낼 뿐이다.
절망을 견디는 시간을 묵묵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