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늦은 밤 시간, 귀가의 길을 걷다 문득 하늘을 보았다.
옛날 문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밤은 두려움과 신비의 대상이었다.
호환과 강도가 길 위로 언제든 뛰어들 수 있었고,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았으며, 어둠 속에서는 신묘와 기이가 지배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가로등 불빛과 인공의 눈이 비추는 현대의 거리는 지친 피로만이 가득한 장소다.
하늘을 보지 않게 된 것도 아마도 밤이 변화한 이후부터일 것이다.
밤하늘 가득 펼쳐진 별빛도 문명의 광해와 공기가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한때는 신들이 살던 곳으로 여겨지던 별들의 세상은 거대한 불덩이 가득한 진공의 우주로 변했다.
어렸을 때 별자리를 들고 별들을 맞춰보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그 때는 까마득한 하늘을 보며 저 곳으로 가고 싶다며 꿈을 키웠다.
그럼에도 오랜 세월이 흘러 이 늦은 밤이 될 때까지 수십년 간 이미 잊어버렸던 기억이다.
문득 늦게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밤 시간, 귀가의 길을 정처없이 걷다 본 하늘을 보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