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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Dec 03. 2018

고속도로

에세이-데이트랜드

아주 가끔 아무도 없는 도로를 달리게 될 때가 있다.


이 작은 나라에서 도로는 항상 자동차로 가득 차 있다.

개발의 시대를 지나친 이래 길은 차로 붐비며 자주 막혀 달리기 힘들기 일쑤다.

멀고 먼 이국이 아닌 이상 뻥 뚫린 길은 마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간혹 차 없는 도로에 진입하는 순간이 있다.

감시하는 인공의 눈이 없고 그대로 직선 주로를 달리면 그만일 그 순간에도 우리는 쉽게 엑셀을 밟지 못한다.

이미 자신도 모르게 제약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은 마음대로 자칫 달렸다가 갑자기 나타날 다른 차와 부딪치기 쉽다.

세상이 얼마나 좁고 쉽게 사건이 일어나는지 이미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발아래 페달을 쉬이 밟을 수 없는 이유다.


문득 그럴 때 이름과 다른 도로를 달리며 본래 부여한 의미와 실상이 자주 달라짐을 알게 된다.


불현듯 마주한 차 없는 길을 보다 쉬이 달리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쓰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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