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감기에 잘 걸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목이 부어 하루종일 말을 하지 못하던 어느 날의 일이다.
문득 당신이 지나가다 뜨거운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쉽게 마시려다 혀를 델 뻔 했을 정도의 온도였다.
그때 당신도 나도 그토록 서툴렀던 기억이 난다.
마스크와 목도리로 꽁꽁 싸매고 길을 나서던 나를 보며 비웃던 당신은 그 다음날에는 나보다 더 칭칭 뭔가 감은 채 나타났다.
어느새 당신까지 감기가 옮아 콜록거리는 걸 보며 나도 그만 웃어버렸던 하루를 떠올린다.
세월은 흘러가고 당신도 벌써 많이 변해 버렸다.
하지만 계절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돌아온다.
감기에 걸려 목이 부은 어느 날, 옛날 커피를 건네던 당신의 떨리던 손길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