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신 Dec 28. 2018

재채기

에세이-데이트랜드

문득 재채기가 흘러 나오는 시간이 왔다.


갑자기 공기가 싸늘해지고 밖으로 나서기가 살짝 망설여진다.

호흡을 할 때마다 온도가 낮아진 느낌에 잠깐 몸을 떨게 된다.

하지만 아직 방 안에 틀어 박히기에는 계절이 이르다.


한참 동안 걸어온 길을 슬쩍 돌아볼 시간이기도 하다.

앞으로 가기 위해 무척 노력한 것 같은 데 온 길이 너무 짧아 좌절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생은 계속되고 삶에 공백은 없다.


코 끝을 슬쩍 문지르며 걸음을 다시 내딛기 위해 신발끈을 묶는다.

이 길 위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걸었듯이 당신도 걸어야 할 것이다.

막 한숨을 내쉬면 피어오르는 연기가 고난을 잠시 보여줄 뿐이다.


문득 재채기가 흘러 나오는 날, 고단한 기분을 함께 흘려 보낸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기력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