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꽁트
쉬다_문이 열리고 두 개의 달이 있는 세상으로 무영은 도래했다.
오랫동안 수없이 많은 이들을 죽이며 달려왔다.
명분도 이유도 있는 전투의 와중에 벌어진 일들이었지만, 사람을 죽인 것은 다를 바 없다.
억겁의 죽음 속에서 절망했던 옛 시절을 다시 떠올린다.
한때 친우와 함께 빛나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영광의 시간은 짧고 파멸의 시간은 길다.
어쩌면 이상한 천공의 세상으로 오게 된 것이 무영에게는 오히려 구원일지도 모른다.
아주 높은 산 위에서, 터전을 삼고 있던 용을 베고, 무영은 바위 위에 걸터 앉았다.
이제 무엇을 하면 될까.
해야 할 일이 없는 기이한 하늘 아래서 무영은 생각했다.
생각이 날 때까지 쉴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무영이 다시 일어선 것은, 수십, 수백, 수천의 밤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