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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Feb 22. 2019

남기다

에세이-데이트랜드


생의 끝에서 마주할 광경을 문득 상상한다.


아무리 발버둥치며 살아가도 사람은 결국 마지막을 맞이한다.

지금 이 순간 걷는 길은 단지 한정된 시간 동안 주어진 것에 불과하다.

누구라도 피할 수 없으며 이 불확실한 던져진 생에 단 하나 확정적인 순간이다.


먼저 죽음을 맞이한 이들이 남긴 기록을 살피면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 못한 일에 대한 깊은 후회와 회한이다.

다시 한 번 생을 살 수 있기를 바라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무상함을 원망한다.


그 순간 당신은 무엇을 말하며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죽음이 예정된 인간이 생을 완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은 이들에게 뜻을 전하는 것이다.

수많은 계획과 성과와 업적도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모두 무용하다.


문제는 그 끝에 언제 다다를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직 생의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우리는 미리 준비해야만 한다.

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남겨야 할 단 하나의 무언가를 말이다.


문득 돌이킬 수 없는 생의 한 단면을 흘려보내다, 이 길의 끝에서 마주할 광경을 상상하며 상념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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