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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Feb 19. 2019

폐허

에세이-데이트랜드

문득 돌아보면 삶은 폐허로 가득하다.

천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도 돌에 새긴 옛 흔적은 남는다.
제국의 황제가 무릎을 꿇고 노예가 되며, 왕조의 찬란했던 사적을 기록한 자취는 오랜 세월을 이기고 남아있다.
하지만 영화를 누리던 옛 파사 제국의 광영은 이제 무너져 버린 폐허 위에서만 기억될 뿐이다.

시간의 힘을 사람은 결국 이길 수 없다.
오늘의 영광은 내일은 잊혀진 흔적이 되어 버린다.
마침내 남을 것은 흔적과 자취와 폐허 뿐일 것이다.

그렇기에 옛 현인들은 세상의 덧없음을 노래하며 가르쳤다.
폐허 위에 남을 것은 우리 자신이 남기고 새긴 ‘돌’ 위의 기억 뿐일 것이다.
이 순간 실존하는 것은 결국 현재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폐허가 될 지금의 세상에 무언가 남기고자 오늘도 서툴게 기록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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