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한 발 문턱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세상 일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때로 성사되었다 생각한 순간 무너지고, 의도는 자주 이룰 수 없는 꿈으로 허사가 된다.
여기 서 있는 문턱 하나를 넘으면 모든 일이 끝날 텐데도 그곳 한 발을 더 떼기가 어렵다.
항상 마지막 순간이 제일 위태롭고 어려우며 취약하다.
본래 존재하지 않는 허구를 구성하고 직조해 실체로 만들어내는 게 사람의 일이기 때문이다.
생은 누구에게나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이라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고 시간은 흘러간다.
이 생의 반복 속에 공백은 없기에 우리는 멈춰 있을 수 없다.
당신이 결국 걸음을 내딛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득 문턱 한 발 앞에 선 채 넘을 수 있을지 망설이다 다시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