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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Feb 27. 2019

에세이-데이트랜드

삶은 어느새 성큼 반절을 지나 버렸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를 기억한다.

읽은 책의 한 구절이 머릿속을 맴돌고, 문장 속으로 펼쳐진 한 세계가 너무나 아리게 보여, 서툰 손으로 재현해보고 싶었다.

문득 돌아보니 이미 세월은 저만치 사라져버린 뒤다.


아마도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하루씩 줄어드는 시간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남은 삶의 여정 속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질곡을 건너며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

의미있는 글을 생에 남길 수는 있을까.


글을 쓰는 이에게 삶은 기록을 문자로 남기는 일이다.

어떤 삶을 사는지가 글이고, 어떤 글을 쓰는지가 삶이라 서로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만족할 글을 남기지 못했음은, 삶을 흡족하게 살지 못했다는 의미다.


벌써 반절을 지나버린 삶 속에서, 이 생이 다할 때까지 어떤 글을 남길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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