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지진이 일어났던 하루가 지났다.
누군가는 삶과 죽음의 교차로 사이에 섰을지도
모른다.
이 생이 한 번 뿐이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살고 있음에도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다 지진이 찾아오는 순간이 온다.
바로 지나간 그 날처럼.
그동안 믿고 있던 모든 것이 무너진 순간에서야
잘못을 깨닫게 된다.
인생을 낭비하고 허비하며 소모시켜 버렸음을
깨달을 때는 이미 밀어닥친 뒤다.
당신에게는 일상의 나날이었고 어떤 학생에게는
수능 전 날 일수도 있었으며 누군가에게는 죽음의 공포에 시달린 시간이었을 하루가 지났다.
그럼에도, 살아있는 한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생이 마지막을 맞이할 그 순간까지
기회는 다시 온다.
이 길 위에서 선택해야할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진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단단하다고 믿었던 모든 것은 언제든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세상은 생각보다 허술하고 인생은 항상 예측보다 너무 짧다.
문득 교차로 위에 섰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다시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지진이 일어난 바로 다음 날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