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신 Mar 28. 2019

교차로

에세이-데이트랜드


지진이 일어났던 하루가 지났다.


누군가는 삶과 죽음의 교차로 사이에 섰을지도

모른다.

이 생이 한 번 뿐이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살고 있음에도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다 지진이 찾아오는 순간이 온다.

바로 지나간 그 날처럼.


그동안 믿고 있던 모든 것이 무너진 순간에서야

잘못을 깨닫게 된다.

인생을 낭비하고 허비하며 소모시켜 버렸음을

깨달을 때는 이미 밀어닥친 뒤다.

당신에게는 일상의 나날이었고 어떤 학생에게는

수능 전 날 일수도 있었으며 누군가에게는 죽음의 공포에 시달린 시간이었을 하루가 지났다.


그럼에도, 살아있는 한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생이 마지막을 맞이할 그 순간까지

기회는 다시 온다.

이 길 위에서 선택해야할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진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단단하다고 믿었던 모든 것은 언제든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세상은 생각보다 허술하고 인생은 항상 예측보다 너무 짧다.


문득 교차로 위에 섰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다시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지진이 일어난 바로 다음 날의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적절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