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사람의 적절한 거리는 얼마나 멀까.
어느날, 지하철에 눈이 먼 이를 위한 안내견이 탔다.
개의 끈을 지팡이 삼아 의자에 앉는 여자의 눈은 안내견만큼이나 맑았다.
사람이 많아 치이기 쉬운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은 분분히 흩어졌다.
눈은 누구나 언제든 멀 수 있다.
개를 끌고 다니는 일은 요새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하지만 두 가지 상황이 하나가 되자 사람들은 멀어진다.
문득 노인 한 명이 반가운지 개에게 다가갔다.
사람보다 안내견이 알아보기 쉽고 눈에도 잘 들어온다.
아마도 수 차례 보았을 개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 지하철에서 그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이다.
그럼에도 너무 다가서자 여자는 난처해하며 노인에게 개를 만지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낯선 이가 다가왔을 때 개가 어떻게 반응할지 두려웠을 것이다.
유일한 친절도 이 도시에서는 오히려 버거운 관심이 된다.
사람 사이의 적절한 거리는 정말 얼마나 먼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