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사진을 다시 보는 일은 옛날의 기억을 소환한다.
여권을 재발급 받을 일이 있어 증명사진을 찾았다.
다시 찍기보다 새로 현상하는 게
당연히 쉬운 탓이다.
스스로를 누군가에게 인증하기 위해 한창 사진을 찍던 옛날의 모습을 다시 본다.
이 한 장의 사진 속에는 옛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불안에 시달리며 어딘가에 보여야했던 이력서에도, 여행을 떠나기 위해 발급받던 비자에도, 가끔은 첫 운전을 위해 받았던 증서에도 사진이 남겨졌다.
사진을 찍을 때도, 사진을 붙일 때도, 사진을 제출할 때도 아직 옛날의 '나'는 무언가 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사진을 찍던 그 순간 꿈꾸던 삶을
살고 있을까.
그때는 불안했던 삶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다시 이 사진을 찍게 될 마지막의 나날에
후회는 없을까?
문득 사진을 보다 옛 기억을 떠올리며
앞일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