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이의 소식이 들려오는 날이 있다.
서로 자주 만나는 이들은 소식을 따로 전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조금만 애쓰면 어디에 있는지 알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미 기억하며, 상황을 쉽게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만난지 오래된 이의 일상은 기억하지 못하던 이에게는 갑작스러운 새 소식이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랜만에 만난 이들에게 일상을 묻는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배우며, 무엇을 겪었는지 흔적에 불과할 무언가를 묻는다.
아주 사소한 것에 불과한 그 모든 것이 꼭 알아야 할 중요한 것들로 바뀐다.
기억이 사람에게는 어떤 의미에서 전부이기 때문이다.
잊혀지면 실제로는 존재하더라도 당신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가 되어 버린다.
타인에게 잊혀진 이는 그 타인에게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하는 탓이다.
우리가 소식을 전하고 소식을 듣고자 애쓰는 이유도 어쩌면 그 지점에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이를 잊는 것이 싫은 만큼이나 자신도 잊혀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문득 잊었던 이의 소식을 우연히 들은 날, 내 소식을 어떻게 전할지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