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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씀-꽁트

by 기신



정전_빛이 없는 밤은 간만의 일이었다.

도심의 밤은 항상 빛으로 가득하다.
불빛이 꺼진다는 것이 마치 죽음처럼 여겨지는 시간이 이 장소에 존재하는 이들을 지배한다.
아주 옛날, 전기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부터 불을 밝히기 위해 사람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정전은 너무 갑자기 찾아와 버렸다.
발전소에 문제가 생겼는지, 전기 선로가 끊어진 것인지, 혹은 단지 동력을 일으킬 자원이 모두 소모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전기가 끊어진 것과 동시에 빛과, 활동이 전부 정지되어 버렸다는 사실만이 우리를 지배했다.

문득 이 시간이 얼마나 지속될지 불안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1분은 이미 지났다. 혹시 1시간 동안 계속될까? 하루를 넘기게 된다면 어떨까.
잠시간의 정전만으로도 현대 문명은 완전히 멈춰 버린다.

만약 이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할 필요는 없었다.
바로 그 다음 날부터 현실이 나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정전은 멈추지 않았다.

빛이 없는 밤이 일상이 되는 시간이 찾아왔다.
그리고 붕괴의 공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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