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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레오,나황기)

씀-꽁트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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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_눌린 자국 없는 베개를 보다 방문을 나선다.

오랫동안 이 방은 주인이 없었다.
침대도, 이불도, 베개도 오랫동안 쓴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지 누군가 끊임없이 치우고 쓸며 닦은 흔적이 기이할 정도다.

아마도 누군가 이 방에서 잠들고 꿈꾸며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던 나날이 있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눌린 적이 없는 베개는 그 날이 지금으로부터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저택의 관리자에게 명령을 내린 이는 아직도 수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인형’들이 내가 나온 방문을 지나쳐 들어선다.
아마도 각인된 명령에 따라 방문자로 인해 어지러진 실내를 정리하기 위함일 것이다.
주인 없는 방에는 어쩌면 영원히 반복될 정리만이 남은 셈이다.

문득 저 베개의 주인이 누구일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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