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웹썰

백지(루오,구문장)

씀-꽁트

by 기신
color-1229859.jpg


백지_하얀 백지 위에 원하는 바를 써낸다.

이 세계는 신이 꾸는 꿈이라고 한다.
창세의 시절, 어느 신이 이전의 세상을 파멸시키려던 마수를 무찔렀다.
힘이 다한 신은 쓰러져 잠이 들었고 염원하던 세상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 꿈 속에서 나타난 형상이 이 세상의 진실이라고 숨겨진 비의를 전하는 이들이 알렸다.
진실인지 나는 알아낼 힘도, 의지도, 이유도 없다.
어차피 이 세상을 살다가 사라질 때까지 신이 꿈을 깨지 않는다면 현실로 존재하는 것과 꿈으로 존재하는 것에 차이는 없을 것이다.

단지 세상이 ‘꿈’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오히려 이를 이용할 방법을 찾아내면 될 뿐이다.
꿈은 꾸는 자의 무의식을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 신이 꿈을 꾼다면 만물을 초월했을 그 존재가 바라는 속 깊은 곳의 염원은 무엇일까.

적어도 세계의 멸망은 아닐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찾아낸다면 이 세계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
마치 백지 위에 모든 원하는 바를 쓸 수 있는 것처럼 세계를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다.

그렇다면 신이 바라는 바는 대체 무얼까.

이 세계의 시원으로 역시 거슬러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가 탄생한지 만년이 지났다는 어느 날, 내가 떠올린 착상에서 모험은 시작되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창작(륜,구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