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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유진,구문장)

씀-꽁트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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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_이마 위에 노란 두건을 두른 이들이 세상을 휩쓸었다.

이 땅을 지배해온 자는 붉은 뱀의 후손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밭을 갈고 씨를 뿌려 얻은 것을 지켜준다는 이유로 마음대로 가져가던 이다.
문득 그들 중 한 지배자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전과 같이 또 다른 뱀의 후예가 다시 세상을 지배한다고 선언되면 그 뿐이었다.
바뀔 것도 없고 흔들릴 일도 없는 나날이 반복되어야 마땅했다.
문득 노란 두건을 두른 이들이 산천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그들은 세상이 뒤바뀔 것이라 설파했다.
붉은 뱀의 후손들이 지배하던 푸른 하늘은 사라지고 누런 하늘이 뒤덮는 세상이 온다.
그 세상이 온다면 지배자는 없고 모든 이가 똑같이 나누며 공평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마치 꿈 같은 이야기를 사람들이 믿기 시작한 것이 첫 걸음이다.
한 순간 광풍이 불기 시작한다는 것을 치자들이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대륙 전체가 누런 광풍에 휘말렸다.

꿈은 꿈일 때만 아름답다.
노란 두건을 두른 이들은 자신들이 말하던 세상을 도래하게 만들지 못했다.
그들이 부족했을지 혹은 아직 때가 아니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노란 두건을 두른 이들이 사라졌을 때, 세상은 결코 전과 같지 않았다.

세상이 뒤집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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