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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Aug 08. 2019

당부

에세이-데이트랜드


먼 길을 떠날 때, 우리는 당부를 듣곤 한다.

인생은 길을 걷는 여정이라고 어른들은 말했다.
언제 멈출지 어디로 가야할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미 더 멀리 가본 이들은 자신들이 간 길이 전부라고 여긴다.

세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빠르게 변한다.
어른들이 걱정하며 전하는 당부는 자주 귀찮은 족쇄가 되기 마련이다.
혹시 따르더라도 바뀐 환경 속에서 완전히 잘못된 답이 되는 경우도 수도 없이 많다.

그럼에도 세상이 아무리 빨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누군가 당신에게 길을 충고하고 방법을 찾아주기 위해 걱정하는 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홀로 던져진 채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시간을 걷다가 막막해질 때 비로소 떠올리게 되는 마음이다.

당신에게 당부한 누군가의 마음만은 이 불확실한 세상에 존재하는 확실한 이정표다.
그렇기에 우리는 틀린 줄 알면서도 당부하는 말 한 마디를 외면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문득 먼 길을 떠나게 되는 날, 언젠가 들었던 걱정어린 당부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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