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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Oct 24. 2019

쓰기

에세이-데이트랜드


문장 하나가 인생을 바꾸는 순간이 있다.

글은 말을 문자로 적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문자가 생겨날 때까지 사람이 소통하는 언어와 나누는 마음은 허공에 흩어져 사라질 뿐이었다.
문자로 말을 새겨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든 다음에야 말은 비로소 글이 되어 생명을 얻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 말을 문자에 담아 글로 쓰는 일은 사람에게 ‘의미’를 갖게 되었다.
아무것도 아닌 말이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담고 전혀 상관없는 다른 이에게 전해져 새로운 가치를 획득한다.
연고가 없는 이들이 쓴 이와 읽는 이가 되어 연결되고 다시 글에 담긴 상념이 읽은 이를 통해 전파된다.

의미없이 흩어지는 말 만큼이나 가치없이 사라지는 글도 수도 없이 많다.
그럼에도 누군가 하나의 문장을 만나 인생을 증명받고, 꿈을 격려하며, 다시 걸어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일이 일어난다.
무엇보다 한 줄의 문장을 쓰는 당신의 마음이 문자에 담겨 다시 자신을 위로한다.

우연과 염원이 만나 기적이 일어나는 한 순간이다.

그때를 바라며 한 줄의 문장을 오늘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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