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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루오,구문장)
씀-꽁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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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
Sep 9. 2019
거짓_세계는 거짓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예언자가 말했다.
예언자의 말은 모순이다.
만약 세계가 거짓이라면 예언자의 말도 거짓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예언자의 말이 거짓이라면 세계는 참으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때문에 그동안 예언자의 수없이 많은 언설을 신봉했던 이들도 이번만은 외면했다.
혹시나 세계의 멸망이라도 예언했다면 차라리 조금쯤 심각하게 여길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모순된 발언을 하는 자의 예언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
하지만 ‘거짓’이라는 단어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 진실에 다다르지 못하기 일쑤다.
거짓은 진실의 반대라는 뜻도 있지만, 동시에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을 내포한다.
만약 세계가 ‘꿈’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어떨까.
이 세상이 지쳐버린 창조주가 꾸는 백일몽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는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왔다.
어쩌면 예언자는 바로 그 전설이 ‘진실’이라는 것을 꿰뚫어 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 예언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아도 진실이라는 것을 바라지 않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
이 세계가 멸망하는 것보다는 지속될 때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이들이다.
‘신’이 꿈을 깨지 않도록 움직이는 약속, 맹약자들이 나타나게 된 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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