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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지말고(구륜,구문장)

씀-꽁트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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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지 말고_승부는 위기를 피하지 말고 직시할 때 갈린다.

온 사방은 적이다.
갑자기 열린 길은 틀림없이 적의 함정일 것이다.
어째서 압도적인 상황 속에서 굳이 함정을 팠는지 이해할 필요는 없다.

적군의 조심성일 수도 있고, ‘구륜’의 무예를 두려워한 탓일 수도 있으며, 본래부터 준비된 작전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적이 굳이 함정을 파면서 돌발적인 변수가 생겼다는 점이다.
이 혼란한 전장 속에서 군을 움직이면서 잠시나마 빈틈이 생겨났다.

눈에 보이는 적병 사이의 저 길이 아니다.
길을 열기 위해 멀리서부터 움직여야 하는 적군의 대열과 발걸음에 혼란이 생겨난 것이다.
아주 미약한 빈틈이지만 구륜의 눈에는 보였다.

이 틈은 잠깐 사이에 분명히 사라져 버린다.
결코 놓쳐선 안 된다.
승부가 결정되는 아주 작지만 결정적인 틈새다.

섬전처럼 구륜은 영마의 기수를 돌려 박차를 가했다.
쏘아진 빛살을 막을 수 없듯이 약한 틈으로 치고 들어온 일격을 교국의 군대는 막지 못했다.
잠시 생겨난 혼란이 결정적인 혼돈으로 바뀐 시간은 고작 차 한 잔 달일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전장의 승부가 완전히 뒤집어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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