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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정복자,구문장)
씀-꽁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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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
Oct 18. 2019
전염_순식간에 질병이 전장의 막사를 휩쓸었다.
일검에 십만의 대군을 움직이고 세력을 휘몰아 대륙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이 대전쟁이다.
당연히 창칼과 철기가 충돌하는 격전이 벌어지리라 모두가 예상했다.
병마가 집결한 순간부터 이름없던 이 평원은 제국의 모든 시선이 쏠리는 장소로 변모했다.
백색 장미를 기치로 내건 황녀의 대군과 적색 장미를 가문의 상징으로 삼은 공작의 철기가 언제 충돌할지 모두가 궁금해 했다.
일촉즉발의 전운이 평원 전체를 뒤흔들었다.
어느날, 병사 하나가 검은 피가 섞인 마른 기침을 토할 때까지 말이다.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백이 되며, 백이 만이 될 때까지 열흘도 걸리지 않았다.
실로 순식간에 바람이 완전히 바뀌었다.
당장이라도 치고 나갈 것 같던 기세는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공포로 뒤덮였다.
고작 전염병 때문에 권좌의 향방을 바꿀 것 같던 전장이 언제 끝날지 모를 지루한 대치로 뒤바뀐 것이다.
결국 양군이 철군한 것은 계절이 겨울이 되기 직전의 일이었다.
이 순간이 수십년 내전의 장기화로 이어질 줄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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