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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바이슈,정복자)

씀-꽁트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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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_황제의 숨이 멎었다.

십년, 거대한 신성제국이 서방의 말발굽 아래 무너지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성황의 목을 치고 이종족의 충성 맹세를 받으며 온 땅에서 정복자가 인정받기까지 무수한 전쟁과 죽음과 사건이 있었다.
그렇지만 황제가 중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일주일에 불과했다.

급서라고 밖에 쓸 수 없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누구도 황제가 이렇게 빨리 죽을 거라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수십 년은 황제의 치세가 유지될 것이라 모두가 예상하며 계획을 짜고 살아갔다.

그러나 이미 일어난 죽음은 돌이킬 수 없다.
황제는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새로 태어난 제국을 만들고 지배할 단 하나의 권력이 사라져 버렸다는 뜻이다.

황위에 가까운 이들부터 서로를 노려보며 권력을 탐하기 시작했다.

혼란의 시기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나 동시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공권력이다.
감옥은 주인이 없는 정권이 가장 관심을 잃기 쉬운 장소다.
이곳에 갇힌 옛날의 ‘총신’은 누구에게나 잊혀진 자이기도 하다.

정복자의 젖어미 친구, 바이슈가 달라진 공기를 알아차린 것은 그로부터 삼일 후의 일이었다.

우선 ‘밥’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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