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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곤,구문장)

씀-꽁트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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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_예로부터 땅은 사람이 발을 딛고 살아가게 해준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다.

수없이 많은 이들이 땅의 패권을 다투며 싸웠다.
하지만 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뿐 실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잠시간 땅의 표면 위를 점유하기 위해 헛되이 피를 흘렸을 뿐이다.

만약에 땅을 인간이 떠난다면 이 무익한 전쟁은 끝나지 않을까.
기묘한 방법을 궁리하는 현자들이 이런 생각에 다다르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우연이 현실이 되는 순간, 언제나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하늘에 존재하는 땅, ‘천공지’가 만들어진 기원이다.

그때로부터 인간은 땅 위의 제약에서 벗어나 천공에 거주하는 존재가 되었다.
물론 여전히 땅을 떠나지 못한 이들은 존재한다.
천공인과 지상인의 대립은 이로부터 비롯되었다.

‘건’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곤’을 꿈꾸는 이가 출현한 것은 이후 천년이 지난 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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