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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버린손(에트니,구문장)
씀-꽁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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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
Nov 27. 2019
언 손_손이 얼어 차가울 때 따스한 장갑이 감쌌다.
적도의 경계를 넘으면 남쪽으로 갈수록 추워진다.
남쪽에 자리하고 있다는 암흑 대륙으로 파견대가 출발한지 벌써 일년 째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남방을 향해 다가갈수록 기이하게도 추위가 거세졌다.
북쪽은 춥고 남쪽은 덥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나날이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한기에 파견대원은 하나씩 목숨을 잃었다.
걸음을 더 이상 옮기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고향이 아닌 낯선 땅에 묻혀야 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파견대원 ‘에트니’도 결국 추위에 무릎을 꿇었다.
언 손으로는 불을 피우기 위한 자그마한 주문을 발현시키기 위한 동작조차 하기 어려웠다.
추위에 얼어버린 몸을 안은 채 죽음을 맞이해야 할 순간이었다.
장갑이 얼어버린 손을 감싼 것은 그때였다.
새하얀 눈 속에서 기묘하게도 눈에 띄는 검은 옷을 입은 소녀가 서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어떤 사람인지 왜 손을 잡아주었는지 에트니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순간 꼭 필요한 온기를 주었다는 것 하나만은 분명했다.
남쪽의 극지에서 에트니가 만난 암흑대륙이 지닌 마지막 신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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