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웹썰

달라지다(슈론,대공전하의 사건수첩)

씀-꽁트

by 기신
landscape-4637539.jpg


달라지다_강림이 일어난 땅은 옛날과 결코 같지 않다.

이 세상과 다른 존재가 도래한 장소를 ‘강림지’라고 부른다.
때로는 세계를 파멸시키려는 ‘파멸자’가 마왕이라는 이름으로, 간혹 신들의 축복을 받은 ‘수호자’가 천사라는 이름으로, 드물게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이 ‘강림자’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이 도래한 장소는 이전과 전혀 달리진 땅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땅에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마물이 모습을 드러냈으며, 사람들의 심성도 흉흉했다.
이전에 없던 어떤 일이 일어날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 강림지였다.
애석하게도 강림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방법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파멸자’ 마황을 물리친 자, ‘슈론’이라고 다를 바는 없었다.
하지만 다른 세계로부터 도래한 ‘강림자’ 슈론에게는 이 세계에 없는 지식이 있었다.
새로운 ‘신도시’를 만들면 이전과 전혀 다른 땅이 어차피 탄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다만 새로운 신도시가 어떤 형태의 장소가 될지까지는 슈론도 알지 못했다.
슈론 대공의 공령지이자 옛 마황의 강림지, 옛 파멸의 성이 있던 곳이자 이제는 광영의 성이 있는 장소인 ‘비바체’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곳이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심지어 도시를 처음 설계한 슈론과 동료들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장소였다.

활력과 음모와 분쟁이 가득한 정신없는 도시가 바로 ‘비바체’다.

오늘도 예측못한 ‘사고’가 벌어진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슈론은 다시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신도시’ 건설 따위는, 아니 애초에 강림지를 영지로 수락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후회했다.

“그래, 겨울 구휼밀이 몽땅 사라졌다고?”

물론 ‘밀’에 발이 달렸을 리는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도로(무영,패스파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