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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Feb 17. 2020

닿다(영시,영사변)

씀-꽁트


닿다_진실에 닿는 시간은 굉장히 초조하다.

변호사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 진실이 아니다.
공익을 위해 법조인이 된 자가 아니라 해도, 누구나 변호사라면 윤리강령의 대강을 알고 있다.
불법만 아니라면 ‘의뢰인의 이익’이 바로 변호사의 공익이다.

따라서 소송에서 승소할 수만 있다면 진실 따위 몰라도 변호사는 상관없다.
오히려 진실을 알게 될 때 느끼는 더러운 기분을 상상해본다면, 차라리 사건의 진실 따위는 외면하는 게 낫다.
만약에 ‘자신’이 사건의 당사자가 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영시’는 재판정에서 나오는 순간 습격을 당해 죽는다.
습격을 하는 자를 미리 신고해 잡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역시 습격해 죽는다.
어딘가 거대한 세력이 이 사건 뒤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바꿔 말하면 법원을 당분간 출입하지 않은 채 사건 이면의 진실을 알아내야만 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재건축 소송에 불과한 이 사건 뒤에 대체 무엇이 있는 걸까?
물론 수백억원의 이권이 오가기는 하지만 그게

하필 법원 앞에서 살인사건을 벌일만큼 급박한 일은 아닐 것이다.

죽음은 언제든 선사할 수 있다.
하필 법조계의 분노를 살 법정에서 살인사건을 벌일 이유는 극히 드물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영시는 영원히 반복해서 죽게 될 것이다.

변호사에게 어울리지 않는 진실 추적을 위해 영시가 움직인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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