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나의 로스쿨 생존기16

연재웹소설-3. 금수저의 식탁 (1)

by 기신

<나의 로스쿨 생존기>


기신


3. 금수저의 식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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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어쨌든 세상의 모든 일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서양에는 이런 표현이 있지.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

날 때부터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 먹을 것 걱정 없이 살아가는 풍족한 집안의 자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요새 한국에서는 흔히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금수저’라고 부르지.


물론 그렇다고 정말 집에 금수저가 있는 경우는 별로 없어.

해외지사에서 선물받은 상아수저는 어딘가에 장식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나?

세상 모든 일은 상대적이지.


스스로 부유하고 풍족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적은 별로 없어.

위에는 더 위가 있기 마련이고 주변에서 비슷한 사람들만 보다보면 감각은 무뎌져.

하지만 굳이 사회 계층으로 따진다면 나는 대한민국의 부자를 가리키는 상징, 곧 ‘재벌’ 가문의 일원인 건 맞아.


백금그룹.

들을 때마다 형언하기 어려운 낯간지러움이 엄습하는 느낌의 이름이다.

하지만 이 촌스러움은 그만큼 오래 전에 호칭을 지었다는 뜻이기도 해.

동시에 작명가가 썩 교양있는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지.

척 보기에도 졸부가 갑자기 지은 것 같잖아?


40여년이다.

보통 기업이 창업 후 5년 내 망하는 비율이 70프로라고 하지.

10년을 넘기는 회사는 극히 드물어. 고도성장기에 한때 이름을 날린 부호들은 생각보다 무척 많을 테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족벌집단은 무척 적구.


그 중에서도 국가가 특별히 관리하는 ‘그룹’이 있지.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기업집단 지정현황」


자산총액 5조.

약 60여개의 ‘총수와 그 일가’가 지배하는 기업집단을 가리키지.

요새는 10조원으로 기준이 늘면서 30개 내외로 줄기는 했지만 보통 일반인이 생각하는 ‘재벌’이라는건 그런 기업집단과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부호 일가를 말해.


그 중에서도 자산이나 매출 규모로 10위권 내에 들어간다면 그야말로 대형 재벌이라고 할 수 있겠지.

백금그룹은 바로 그런 곳이야.


자산이나 매출, 주가총액 중 어느 쪽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순위에 가감은 있지만 보통 10위권 밖으로 나간 적은 별로 없어.

그런 곳의 일원이 무슨 걱정이 있겠냐고?


천만에!

금수저도 나름의 고충이 있기 마련이지.


어쨌든 세상의 모든 일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자연현상이든 인간현실이든 원인 없는 결과는 없고 투입 없는 산출도 없다.

하나를 얻기 위해선 다른 하나를 희생해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 모든 것을 공짜로 얻은 것처럼 보이는 사회 계층, 곧 ‘재벌’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지.


예를 들면, 하루의 시작.

아주 이른 아침 식사로 해야만 하지.


그 날도, 난 새벽 5시에 이미 눈을 뜬 뒤였어.



작가의 말 : 에피소드3-금수저의 식탁 편을 시작합니다.
보통 우리가 상상하는 재벌은 100대 그룹 정도를 가리키지만, 정부에서 관리하는 재벌집단은 대략 30대그룹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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