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나의 로스쿨 생존기20
연재웹소설-3. 금수저의 식탁 (5)
<나의 로스쿨 생존기>
기신
3. 금수저의 식탁 (5)
재단은 부자들에게 굉장히 편리한 도구다.
그런데 ‘재단’이 뭐냐고? 글쎄, 민법에서는 재단법인에 대해 이렇게 규정하고 있지.
<민법
제32조 (비영리법인의 설립과 허가)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
제43조 (재단법인의 정관) 재단법인의 설립자는 일정한 재산을 출연하고 제40조제1호 내지 제5호의 사항을 기재한 정관을 작성하여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법은 원래 인간이 한 주체로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다루고 있어.
사람이 물건을 빌리고 훔치고 혹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들에 대해서 규정하고 제재하고 통제하는 게 법의 목적이지.
하지만 문명이 발전하면서 인간이 아닌 집단에 대해 인격을 부여하고 규율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지.
그래서 생긴 게 바로 법에 의해 인격이 주어진 집단, ‘법인(法人)’이야.
재단법인은 그 중에서도 일정한 ‘재산’, 곧 돈에 인격을 부여한 거지.
하지만 돈은 말할 수도, 움직일 수도, 생각할 수도 없지.
사람들이 자주 착각하지만 돈은 단순히 도구일 뿐이야.
항상 그 도구를 다루는 인간이 있기 마련이지.
재단에서는 ‘이사’들이 그 역할을 해.
“막내 숙모 이사장 임기가 내년이면 끝이지?”
갑자기 불쑥 찾아와 무례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에게 식사를 굳이 대접할 필요는 없지. 하지만 그 사람이 친척이고 중요한 사람인데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면, 식사를 내오지 않을 도리가 없지.
나는 서재에 놓인 소니 핸드 헬드 카메라를 조심스럽게 닦으며 대꾸했다.
“형이 상관할 얘기는 아니잖아? 어차피 어머니는 연임하실거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백금예술재단’을 외할머니가 그냥 내버려두신다고? 철 모르는 소리 마라.”
“철 모르는 소리라고?”
“그래, 너도 이제 애가 아니잖아. 대학도 이제 곧 졸업이고.”
첫째 고모의 아들이자, 내게는 외사촌형인 장진석이 메이드가 내온 베이컨을 가볍게 우물거리며 웃었다. 그리 비싼 음식은 아니지만 우리 집은 어머니 취향 때문에 이런 브런치 타입의 식사를 많이 하곤 하지.
핸드 헬드 카메라를 닦을 때 신경을 집중하지 못하는 일은 꽤 귀찮은 일이다.
이 카메라는 아주 비싼 것은 아니지만 내 용돈으로 구매하기엔 버겁다고. 어쨌든 신품이 800만원 대에 중고도 500만원이 넘으니까.
천상 어머니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데, 어머니는 카메라나 캠코더에 돈을 쓰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예술은 영상이나 사진이 아니라 캔버스와 현대 예술에 있다고 굳게 믿는 분이거든.
하지만 갑자기 와서 이런 이야기까지 한다면 대꾸해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지금 회장님이 재단을 다시 가져갈거란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작가의 말 : 카메라는 아주 비싼 취미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