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나의 로스쿨 생존기21

연재웹소설-3. 금수저의 식탁 (6)

by 기신

<나의 로스쿨 생존기>


기신


3. 금수저의 식탁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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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의 머리는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재단은 꼭 재벌이 아니라도 돈 많은 사람들이 재산을 기부해서 만들어져.

금액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인가 기준이 5억 원 정도라고 하지.

그렇다면 돈 많은 사람들은 마음 좋은 이든 아니든 그 재단의 이사회를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들로 구성할까?


천만에!


어떤 재벌이든 수많은 일가 친척들이 회사의 중심에서부터 말단까지 달라붙어 있는 것은 비슷하지.

보통은 기업의 일부를 넘겨주거나 하청 업체를 할 수 있게 해주지.

하지만 재단을 이용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재단의 수뇌부는 재단의 경영을 지휘하는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야.

또한 이사들은 재단의 기본 재산을 납부한 자가 원하는 이들로 구성하기 마련이다.

임기는 일반적으로 3년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정관에 따라 연임이 가능해.


백금예술재단의 기본 재산을 기부한 자는 바로 백금그룹이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야.”


석진 형은 태연하게 말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백금예술재단은 아버지가 죽은 후 일찍 간 막내 아들을 기리기 위해 김순희 회장의 의지로 백금그룹이 출연해 만들어진 재단이다.

어떤 의미에서 오너 일가의 사적 목적을 위해 기업의 공금이 사용된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15년 전에 만들어질 때부터 어머니가 재단의 이사이자 이사장이었고, 계속해서 연임해왔던 재단이기도 하다.

수백억의 기본 자산을 이용해 비영리목적의 예술 후원 활동과 미술관, 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뭐야, 재단은 우리 집 몫 아니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리걸 마인드가 없는 ‘바보’였다.

내가 태연히 그런 어리석은 말을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재단은 어디까지나 사회의 것이고, 재단이사회의 이사들은 재단을 사회 공헌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때는 난 사유재산과 법인재산의 차이점을 전혀 몰랐거든.

대부분의 재벌이 그럴걸?

괜히 공금을 아무렇게나 쓰다가 잡혀 가는 게 아니라구.


석진 형도 마찬가지였다.


“백금 그룹에서 ‘우리 집 것’이라고 정해진 게 어디있냐? 다 외할머니 뜻대로지.”

“아니, 대체 왜 그럴 거라고 예상하는 건데? 예술재단이 그렇게 대단한 규모도 아니고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이든 사업이든 미미하잖아.”

“지주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데도?”


물론 집안 비즈니스든 회사 비즈니스든 전혀 관심없었던 나는 처음 안 사실이었다.

큰 고모를 닮아 그룹 일에 관심 많은 석진 형과의 차이이기도 했다.

백금 그룹의 어느 계열사에도 취직하지 않은 것은 둘 다 똑같았는데도 말이다.


어쨌든 석진 형이 암시하는 바는 명확했다.


나는 닦고 있던 카메라를 놓으며 물었다.


“상속 문제인거야?”


석진 형은 은제 포크로 베이컨을 짓이기며 웃었다.


“이제야 조금 어른 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언제나 상속이 문제지. 물론 재단 경영 문제에 대해서 외할머니가 별로 썩 만족하지 못하는 점도 있고.”




작가의 말 : 법인재산과 사유재산은 법적으로 분명히 다릅니다. 심지어 1인 주주인 회사, 즉 100프로 개인의 주식회사라고 하더라도 법인 재산을 마음대로 쓰는 것은 엄연히 횡령죄 혹은 배임죄에 해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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