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핫도그 Jul 19. 2017

다시: 미니멀 라이프

우연히 날아온 책 한 권이었다. 플라이북 서비스를 받아 보면서 처음으로 실망한 책이었다. 전에 봤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하고 너무 비슷하겠네 하고 단정해버렸다. 하지만 요즘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책인 것은 틀림없었다. 제목만으로도 나에게 너무 필요했다. 내 인생은 너무 복잡하게 뒤 섞여 버렸기 때문에 나는 단순하게 바꾸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읽어 보았다. 저자가 어떻게 인생을 미니멀하게 줄였을까 궁금했다. 

잘 나가던 저자는 단순하게 사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삶이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그전에도 복잡하게 삶을 살았고 잘 나가던 회사원이었지만 그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삶이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정말일까. 단순하게 하면 삶은 나아질까..?


최근 나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복잡한 삶 속에서 나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 도중에 삶을 바로잡기 위해 해야 하는 일과 혹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계획을 마구잡이로 세웠다. 그 계획들 중 하나씩 시작하다 보면 어느새 좋은 습관 맨이 되어 있을 거야 하고 믿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수십 가지 계획은 메모장에 쓰여 있을 뿐이고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또 그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왜 그럴까? 계획은 왜 이루어지지 않을까?


다 버렸다. 몇 년간 썼던 플래너와 계획들이 적힌 메모장들 모두 버렸다. 그리고 방을 비웠다. 책장, 책상, 노트북, 소파, 옷장, 운동기구, 기타를 빼고 모두 창고로 치우거나 쓰레기통에 버렸다. 


얼마나 후련하던지, 이제는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단순히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하는 것들에만 집중을 한다. 그리고 머릿속은 너무나 잘 비워져 있기 때문에 가벼워져 있었다. 스트레스와 걱정들은 없어지고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만 있을 뿐이었다. 


복잡했던 내 인생이 다시 정상 순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물론 가끔씩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관성이 있어서 다시 걱정이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몇 가지에 집중하고 있어 스스로 매우 만족하고 있다. 미니멀한 삶이 얼마나 편한지 제대로 느끼고 있다. 앞으로는 이 단순한 삶을 어떻게 즐거운 삶으로 이끌지에 대한 과제를 풀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기적유전자-리처드도킨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