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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카위빙 바이 경 Sep 23. 2021

2. 어딘가에 부딪힐 때 더 아름다운 존재

가장 낭만적인 위로

정말 내 지인이라면 알듯이 나는 노을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한다. 혼자 길을 걷다가도, 누군가와 함께 길을 걷다가도 붉은 노을을 바라보게 되면 숨이 턱 막힌듯한 느낌이 들면서 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어 그 순간을 찍어 앨범에 박제한다. 가끔 내 눈에 담긴 노을이 카메라에 그만큼 담기지 않으면 속상하기까지 하다.



노을은 어딘가에 부딪힐 때 더 아름답다고 느낀다.

붉은 하늘에서 자줏빛으로 넘어가며 잠시 머물다가 짙은 보라색으로 물드는 그 자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울 때가 있지만 건물의 한쪽 벽면이나 길거리 혹은 수면 위로 부딪혀서 물이 일렁일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에 잠깐 동안 말을 잃게 된다. 특히 저녁노을을 참 좋아하는데 땅거미가 지기 전 찰나에 하늘을 붉게 물들게 하는 것이니 그 순간은 나에게 너무나도 값지고 소중하다. 퇴근할 때나 집에 갈 때 아니면 이따금씩 어떤 날은 마음이나 몸이 힘들 때 고맙게도 노을이 하늘을 수놓으면 내 마음도 잠시나마 평정심을 갖게 된다. 그렇게 내게 가장 낭만적인 위로가 되어준다. 노을을 바라보며 몇 날 며칠 몸에 붙어있었던 고단함을 툭툭 털어낸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까지 듣게 된다면 행복은 배가 된다.



내가 좋아하는 노을이 극단적으로 하늘을 붉게 물들게 했을 때의 순간들을 담았다.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많은 사진들을 올리는데 그만큼 내 진심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글을 항상 봐주시는 엄마(이 글도 보실)께선 언제 한 번은 ‘지루하지 않게 글 중간중간에 사진도 좀 넣고 그래 봐’ 이러셨지만 이번 글에 사진을 많이 넣은 이유는 비단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서 사진을 넣은 건 아니다. 오롯이 노을을 사랑하는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구글 포토에서 내가 몇 년간 담아왔던 노을을 구해왔다. 찾을 때는 그때 어떤 생각으로 담았는지 다시 반추하며 감정이 되살아났다. 여전히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다.



1. 지하철역에 부딪힌 노을



2. 수면 위로 부딪힌 노을




3. 건물의 벽면이나 길거리에 부딪힌 노을



4.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노을




이번 글은 특히나 해가 넘어가는 저녁시간에 글을 올렸다. 노을을 대신 담아준 이 글로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혹은 침대 위에서 조금이나마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안온한 하루로 마무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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