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저는 사자입니다. 예비 퇴사자

01-04-19, 프롤로그

by 역마살아임더

드디어 그만두기로 마음 먹었다.


스스로가 보는 나는 언제나 부족한 사람이었다.


나는 자존감이 낮아 항상 나의 기준이 아닌 남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심지어 내 감정마저도 남의 눈치를 보는 사람이었다. 그걸 숨기고 싶어 나를 있는 힘껏 사랑하는 척 했다.

이렇게 모순된 사람이다 보니 언제나 불안해 하는게 인생의 99%였고, 그래서 난 늘 불안했다.

항상 누군가에게 쫓기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살아오니 한번도 쉴 수가 없었다. 스스로를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뒤쳐지지않는다 생각했다.


어차피 남들과 같이 지내는 학창시절은 차치하고 대학시절땐 남들 다 한다는 1년 휴학, 한 학기 휴학도 해 본적이 없었다. 남보다 부족한 점이 생기면 안됐고, 무엇보다 남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채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안됐으니까.

그런 마음가짐을 가졌으면서 20대 초반에 편입과 재수를 한 덕분에 마음은 쫄려서 바로 졸업했고, 운 좋게 바로 취업에 성공했다.

덕분에 남들보다 1년정도는 빠른 사회생활을 했고, 나이만 먹고 달라진게 없던 나의 첫 사회생활은 너무나도 고됐다. 2년만에 만신창이가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고 살다가 처음으로 절실히 휴식을 필요로 했다.


"내가 한번도 마음 편하게 쉬어본 적이, 놀아본 적이 없다. "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만싱창이가 된 나에게 너무 휴식을 주고싶었다.

이제까지 달려온 나에게 한번쯤은 포상휴가를 줘도 괜찮지않을까.

남의 눈치를 보지않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


얼마가 되도 좋으니 한번쯤 긴 휴식을 억지로라도 갖고 만신창이가 된 나에게 여유와 다시 빛날 수 있는 정비의 시간을 주고싶어졌다. 내가 너무 불쌍하니까.


이런 비장한 생각이 들었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당장 회사에 퇴사 사실을 알리기로 마음 먹었고 퇴사 일자가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