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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 꿈을 잃은 아이

by 기선제압


지난번 5살의 경제관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인생 그래프 두 번째 이야기로, "축구 선수의 꿈을 접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저의 꿈은 축구 선수였습니다. 사실 솔직히 적어낼 꿈이 없어 그냥 축구 선수라고 적었던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때,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저는 운동을 좋아했고, 운동 신경도 좋았으며, 빠르기도 빨랐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관내 육상 경기 단거리 대표를 맡기도 했습니다(최고 기록 100미터 12.07초). 축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등하교할 때 축구화를 신고 다녔고, 옆구리에는 항상 축구공을 끼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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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를 아버지의 친구분이 보시고, 스카우트 제안을 하셨습니다. 그분은 체육교사셨고, "너 아들 우리 학교에 보내서 축구선수 시켜볼래?"라고 하셨죠. 정말 최고의 기회였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는 무조건 축구를 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한 동안 꿈에 부풀어 싱글벙글 지냈습니다.


그러나 약 일주일 후, 아버지께서 저를 불러 "가지 마라... 못 갈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우리 집에 돈이 없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돈에 대해 체념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돈이 없어도 살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자랐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항상 돈이 부족했고, 돈이 생기면 바로 쓰기 바빴습니다. 돈의 소중함과 필요성, 부자들의 마인드 자체가 제겐 생길 수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돈 때문에 첫 번째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냥 체념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저희 집을 벗어나려고 애썼을 것 같습니다. 조금더 좋은 환경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봤을 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돈이 없는 것이 당연한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쓰고 보니 저희 집을 너무 비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경제적으로만 부족했을 뿐 행복하지 않았던 가정환경은 아입니다. 다만 경제적으로 자식이 할 수 있는 것을 경제적으로 지원해 줄 수 없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환경 탓만 했던 것 같습니다. 환경은 나의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데, 나는 흙수저니까... 우리 집은 원래 돈이 없으니까 등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발전하지 않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늦게나마 돈 공부를 시작하며 체념했던 돈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없음의 익숙함에서 있음의 당연함으로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부를 일구기 위해서는 내가 처해 있는 환경과 만나는 사람, 시간을 바꾸어야 부를 이룰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린 시절의 돈 때문에 잃었던 나의 꿈을 내 자식에게는 상속시키지 않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달립니다. 롸잇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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