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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낭만의 시대를 살며 얻은 것

by 기선제압

대학생이 되면 좋을 줄 알았습니다. 성인이 되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집을 떠나 홀로 독립해서 살아가다 보면 처음에는 좋다가도 점점 초라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편히 자던 잠도, 매일 먹던 따뜻한 아침, 점심, 저녁도, 그리고 부모님의 보살핌도 더 이상 곁에 없습니다.


“집을 떠나야 진정한 성장을 시작한다.” – 앤드류 루이드 이처럼 독립은 설렘과 동시에 외로움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 좋은 점이 무엇이 있을까요? 굳이 말하자면 술, 담배를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 (참고로 저는 비흡연자입니다^^) 이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치열하게 살아야 하기에 고3때 했었던 입시의 고통을 아마도 매일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깨닫게 된 건, 내 모든 움직임에 돈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해결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 학기를 살아갔습니다.

그럼 이런 초라한 시절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거나 집을 떠나 독립을 하게 되면, 사실 아무것도 없어도 됩니다. 돈도, 차도, 비싼 명품 옷도, 맛있는 음식도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 나이라서 가능합니다. 사회 초년생이 돈 없다고 누가 뭐라 하지 않습니다. 없는 게 당연한 나이니까요. 저희는 이때의 시기를 낭만의 시대라고 불렀습니다. 가난한 것이 아니라 청춘이기에 가능한 날들입니다.


청춘의 날들을 보내며, 방학 동안 벌어둔 돈도 모두 쓰고 궁핍한 삶을 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함께 놀던 후배와 친구들과 자취방 구석구석을 뒤져 겨우 5,000원을 모았습니다.

그 돈으로 3,500원 하는 1.5리터짜리 소주 대병을 한 병 사고, 남은 돈으로 라면 두 봉지를 샀습니다. 그렇게 돌아와 라면에 소주를 곁들이며 먹었는데, 그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런 시절은 딱 대학교 2학년 때까지였습니다.


그렇게 낭만의 시대를 겪고나니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었던 자신감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를 겪으며 정말 낭만만을 바라보고 계속 '없음'에 익숙해졌다면 5년, 10년 후에도 없음을 당연시하며 그렇게 계속 궁핍하고 초라해지는 삶을 살게 됐을 겁니다.


딱 그 2~3년 동안만 그렇게 살고, 그 이후부터는 치열하게 살아야 합니다.

“시간을 낭비하는 자는 그 어떤 것도 성취할 수 없다.” 라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 처럼 짧은 방황 후에는 자신의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시절을 즐기면서 궁핍하게 살되, 내 삶의 목표까지 궁핍하게 만들면 안 됩니다. 친구들과 놀지 않는 시간,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에는 책을 읽고 생각하며, 내 인생을 부자로 만들어 나가는 데 투자해야 합니다.

“현재의 노력은 미래의 성공을 위한 씨앗이다.” – 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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