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JP모건에서 Managing Director로 일하는 최원석 박사님이랑 점심을 같이 먹었다. 최박사님은 JP모건의 Asset Management부문에서 수학모델을 이용해 미국주식의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퀀트투자분야의 전문가다. 월가에서 Managing Director까지 승진한 한인 퀀트는 극히 드물다. 최박사님은 하버드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았고 동생은 MIT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아서 보스톤 유학생사회에서도 좀 유명한 형제였다.
최박사님이 최근에 부하직원을 채용하려고 미국의 주요 금융공학석사과정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레쥬메를 HR로부터 받았는데 한국학생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Wells Fargo도 신입퀀트 채용을 위해 40여명의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on-site 인터뷰에 초청하는 이른바 super day를 곧 치룰 예정인데 초청된 candidate의 명단을 살펴보니 한국인이 한명도 없다.
한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뉴욕의 투자은행(헤지펀드제외)에서 일하는 퀀트가 내 짐작에 30~40여명쯤 되지 않을까 싶다. Wells Fargo에서 퀀트로 분류되는 직업에서 일하는 한국학부출신이 현재 나포함 3명이고 JP모건도 내가 근무할당시 7명정도였다. 그 7명중에서 4명은 시터델, 골드만 삭스, UBS, BoA 메릴린치로 옮겨갔는데 옮겨간곳도 역시 한인퀀트가 비슷한 숫자인것 같다. 큰 은행에는 수백명의 퀀트가 있는데 너무 적은 숫자다.
세상에 다른 여러 좋은 직업들이 많다는 것 잘 안다. 하지만 투자은행에서 근무해보는 것도 젊었을때 한번 도전해볼만한 분야인것 같은데 너무 중국 젊은 친구들에게만 자리를 내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퀀트만을 도전하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트레이더, 리스크 매니저, 리서치 애널리스트등 다양한 직업에서 중국인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한국인들은 숫자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다.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내 생각에 월가에서 퀀트라는 직업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고 있는것 같다. 과거에는 수학/물리학/공학 박사학위를 받고나서 시작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금융공학석사학위만 소지한 지원자들에게 채용기회가 점점 더 생기고 있다. 게다가 석사학위만 소지한 친구들이 투자은행에서 트레이더로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트레이딩 플로어에서의 꽃은 단연 트레이더인데 박사학위가 있어서 트레이더가 못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