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경계 넘어

작은 지구별 이야기

by 은파

힘겹게 넘어선 구릉 아래

커다란 구렁이가

회오리치며 노려보고 있다


존재의 상이함과 함께 있음은

항상 있어 왔지만

이보다 더 노골적일 수는 없다


아프다


차가운 입김으로 감싸 안고

핏발 선 눈빛으로

주위를 온통 핥아대는

그 끈끈함을 견딜 수가 없다


나의 생명, 동물성 그리고 신성함은

무한한 세계 속에서

방향을 찾아왔건만

또다시 미아가 되고 말았다


토해내자

수많은 시간 똬리 틀고 있는 섬뜩함을

무너뜨리자

모든 진리를 막고 있는 희미한 경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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