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파 Jul 09. 2024

│한계│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변할 뿐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고 있다. 마치 거대한 거미줄처럼 정보와 문화가 빠르게 퍼져나가며, 한 번의 클릭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세계를 끊임없이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연결은 때로는 현대인을 고립시키기도 한다. 또한,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진정한 소통을 잃고 무한한 선택지 앞에서 방황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비판적 사고 능력마저 상실하고, 쉽게 조종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하나의 세계’는 단순히 획일적인 공간이 아니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 서로 다른 정치 체제와 종교, 그리고 이질적인 가치관이 공존하는 복잡한 장이기도 하다. 현대사회는 하나의 이야기가 지배하는 곳이 아니라, 수많은 목소리가 부딪히고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이데거는 존재와 존재자를 구분하며 인간을 ‘존재의 의미를 질문하는 존재자’로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주어진 세계에서만 살아가는 존재자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 의미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존재 방식이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가능케 한다.

     

현대사회는 표면적으로는 하나의 세계처럼 보이지만, 하이데거 철학의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존재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각 개인은 고유한 경험과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세계를 다르게 해석하고 각자의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다양한 문화, 종교, 정치 체제가 존재하며 각기 다른 가치관과 전통을 가지고 있다.

     

하이데거는 ‘존재의 다양성’을 인간 존재의 근본적 특징으로 보았다. 그는 ‘타자’ 개념을 통해 인간이 서로의 존재 의미를 질문하고 이해하며 공동체를 이룬다고 설명한다. 현대사회는 다양한 존재가 연결되고 소통하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갈등과 대립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데거의 철학은 현대사회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재 의미를 찾는 데 중요한 시각을 제공한다. 그는 개인의 고유한 존재 방식과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며, 단일한 세계에 매몰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우리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타자와 소통하며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하이데거는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각자의 고유한 세계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것이라 믿었다. 현대사회에는 단일한 세계가 아니라 다양한 세계가 뒤섞여 있다. 우리는 이런 다양성 속에서 소통과 이해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공존을 찾아가야만 한다.  


가능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러면 이러한 세계 속에서 인간의 가능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서양 주류철학에서는 세계가 없어도 이성적인 인간은 주체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하이데거는 주체적 실존이 가능해지려면 다양한 세계 속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 지금의 시대를 서양의 중세 시대와 비교해 보자. 21세기 한국인인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중세 시대의 십자군 기사가 될 수 없다. 중세 시대 음악가는 재즈나 디스코 음악을 작곡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극단주의 이슬람 사회와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비교해도 서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테러를 순교로 여기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고, 그들도 우리의 유교문화권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 부여하는 사회 규범은 인간에게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제공한다. 우리는 자신이 속한 사회 규범의 틀 안에서만 행동할 수 있으며, 그 틀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중세 시대의 음악가는 당시의 악기와 음악 관행을 활용해 작곡할 수 있지만, 현대음악은 작곡할 수 없다. 이처럼 특정 시대와 장소가 부여하는 가능성과 한계가 명확하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우리의 실존과 행동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하이데거 철학의 관점에서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직면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하이데거는 개인의 주체적 경험을 강조한다. 그는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외부의 개념이나 이론이 아닌 우리의 경험과 삶의 흐름에 기반한다고 보았다. 주체적 경험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둘째, 하이데거는 존재적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인간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능성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자신의 선택으로 자아를 형성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가게 된다. 그리고 이 선택의 과정에서 자유와 책임 의식을 경험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하이데거는 인간의 가능성이 타인과의 관계, 상호작용에서도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해 나간다. 또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서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얻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하이데거에 따르면, 현존재 즉 인간의 가능성은 주체적 경험과 존재적 선택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도 발견된다. 이러한 다양한 차원에서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더욱 풍요롭게 경험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발전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열린 세계 속으로 나아가라

     

인간은 본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지닌다. 우리는 무한한 잠재력을 품고 있지만, 때로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그 가능성을 제한받기도 한다. 하이데거는 이런 우리에게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한계를 넘어 가능성의 세계로 전진하라고 권한다.

     

그의 철학에 따르면 인간은 주어진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해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삶을 그리고, 이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행동할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나아가 하이데거는 타인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력한다면,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하이데거의 사상은 우리에게 닫힌 삶이 아니라, 활짝 펼쳐질 가능성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의 철학을 길잡이 삼아 자유롭게 상상하고 도전하며 서로 협력한다면, 모두가 꿈꾸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주저하지 말고 가능성이 넘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

     

그러나 가능성의 세계로 전진하는 여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제약과 한계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를 극복할 내적 동기와 열정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보아야 한다.

     

이 과정에는 당연히 고난과 좌절이 따를 것이다. 눈앞에 거대한 벽이 나타나고 수많은 방해물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다. 또한 우리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태도가 요구된다.

     

오늘날은 급변하는 불확실한 시대다. 과거처럼 정해진 진로를 따르는 대신, 새로운 선택지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런 시대에는 열린 가능성의 세계로 달려가는 자세가 특히 중요하다. 당면한 어려움을 과감히 극복하고 도전의 길을 걸어가면, 환하게 열린 세상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가능성의 여정에 과감히 발을 내딛자.

매거진의 이전글 │경쟁│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로 살아가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