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달팽이 엄마에게 말한다.
- 엄마 우리 언제 이사가요?
- 글세, 좀더 기다려보자
달팽이 가족은 아무 날이나 이사를 갈 수 없어.
손 없는 날도 아니고 학교 옮기는 날도 아니고
이삿짐 센터 비는 날도 아니야.
마냥 기다리고 기다린다.
어느 날 드디어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더니
먹구름이 피어난다.
곧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이 되어 내린다.
- 아가야 오늘이야.
저쪽 건너편 수풀 속에는 더 향긋하고 축축한 흙이 있단다.
우리에겐 정말 근사한 집이될거야.
비 맞으며 느릿느릿 이사가는 달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