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만개할 무렵, 만추를 마치며...
아득히 먼 시간 전이었다. 한 사내가 곤히 든 낮잠에서 깨어났다. 이내 사내는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의아했던 스승이 물었다.
“왜 울고 있는가?”
“행복한 꿈을 꾸었습니다.”
“행복한 꿈을 꿨는데, 왜 울고 있느냐?”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언젠가였다. k가 말했다.
“이 멤버로 식당 운영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회의주의자 y는 말했다.
“그 식당, 노느라 제대로 돌아가겠어요? 금방 망할 걸요?”
j, c, k, y는 웃었다.
이별은 부지불식 간에 찾아왔다. 2월 말일자로 y는 사무실을 비워야 했다. 실감이 나질 않았다. 이내 후임자가 사무실을 찾아왔고, 그제야 y는 자신이 떠나야 함을 실감했다. 그날의 밤은 그저 동 틀 줄 모르는, 긴 새벽이었다. 며칠의 밤 지새우고 그들은 사무실 앞 복도에서 마주 섰다. 밖에는 곧 다가올 봄을 알리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y는 말했다.
“엊그제 잠이 안 와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제들이 저한테 의지한다고 생각했는데, 되려 제가 저들한테 무척 의지했던 것 같아요.”
진심이었다. 일말의 여지없는. 부끄럽지만 그러했다. 그들이 없었다면, 그곳에서의 y의 인생이란 그저 버티는 인생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니 좋은 꿈이었다. 행복한 꿈이었다. 두 눈 오롯이 크게 뜨고 꾼, 꿈이었다.
벚꽃 만개할 무렵.
윤단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