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와 전기밥솥
한국인의 밥 짓기는 일상생활에 스며든 소중한 일이다. 또 기술과 도구의 발전이 우리의 일상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궁이와 전기밥솥이라는 두 가지 도구를 비교하면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밥을 짓기 위해 사용했던 두 도구의 특성을 살펴보며 UI가 어떻게 변화하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지 알아보자.
UI(User Interface)는 사용자와 기기 사이에 상호작용하는 모든 매개체를 말한다. 단순히 버튼이나 화면 같은 것만이 아니라, 사용자가 기계를 쓰면서 경험하는 모든 걸 포함한다고 생각한다.
IT 서비스에서 흔히 언급되는 UI 개념을 일상적 도구로 확장하면, 아궁이와 전기밥솥도 각각의 고유한 UI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두 도구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아궁이는 조선 시대부터 밥 짓는 데 사용되었다. 장작을 넣기만 하면 되니까 사용법이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사용자 경험의 대부분이 숙련도에 의존했다. 맛있는 밥을 지으려면, 불의 세기, 솥의 온도, 밥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장작 넣고 불을 피운다
불꽃 크기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장작 양을 조절한다
연기, 솥에서 나는 증기, 밥 냄새 같은 신호를 보고 열을 관리한다
불이 너무 세거나 약하면 맛있는 밥을 만들 수 없다
밥이 골고루 익도록 조작한다
아궁이를 이용해 밥을 짓는 이 모든 과정은 난이도가 높다. 여러 번의 실패 경험으로 숙련도를 쌓았다. 초보자는 밥을 태우거나 덜 익히는 일이 다반사였을 것이다..
아궁이를 사용한 밥의 퀄리티를 도식은 아래와 같다.
전기밥솥은 아궁이의 복잡한 과정을 자동화해서, 누구나 간편하게 밥을 지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쌀이랑 물을 넣고 버튼을 누른다
자동으로 밥을 짓는다. 열 세기나 시간을 기계가 알아서 조절해 줘서 사용자는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밥이 다 됐다는 신호를 준다. 알림음이 울리고, 디스플레이에 "보온 중" 같은 메시지가 떠서 상태를 알려준다.
버튼 몇 개, 디지털 디스플레이, LED 표시등이나 텍스트, 알림음 등 사용자에게 최소한의 행동만 요구하면서도 원하는 결과는 확실히 제공한다.
전기밥솥을 사용한 밥의 퀄리티의 도식은 아래와 같다.
아궁이 vs 전기밥솥을 비교하자면 아래와 같다.
아궁이는 감각에 의존해서 사용자가 직접 모든 걸 관리해야 했지만, 전기밥솥은 버튼 하나로 모든 과정을 알아서 처리해준다. 같은 도구라도 이렇게 사용자 경험(UI)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인터페이스 개선의 가치를 표현한 도식은 아래와 같다.
전기밥솥은 기술 발전이 뒷받침하여 이루어질 수 있던 긍정적 변화이며, 기술과 인터페이스가 사용자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복잡한 기술일수록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핵심이다. 그렇기에, UI 설계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의 사고이기도 하다.
어쩌면 UI는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큰 가치를 발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아궁이와 전기밥솥을 예로 UI 인터페이스의 가치를 알아봤다. 오늘 저녁 밥이 맛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