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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eet little kitty Sep 04. 2022

자존감은 곧 건강한 자기애

나르시시스트에게는 이것이 없다?

내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자기 심리학에 대해서 조금씩 정리를 해 보고자 한다. 먼저, 이 주제로 글을 쓸 수 있도록 영감용기 주신 이세정 작가께 감사를 표한다.


https://brunch.co.kr/@viva-la-vida/498


Narcissism Epidemic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나르시시스트가 늘어나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아졌다. 그런데 '좀 잘난 척하는 게 어때서? 건강한 나르시시즘도 있는 거잖아?'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나르시시즘은 적당히 필요한 걸까?


'자기애성 인격장애'에서의 자기애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실제 건강한 자기애는 곧 탄탄한 자존감이라고 할 수 있다. 고태적 자기애에 대상이 적절히 반응해 주면 건강한 자기애로 성장할 수 있고, 이는 엄마들의 로망인 아이의 자존감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사람은 생애 초기부터 자기애적 욕구가 존재하며, 이를 공감하고 반영해주는 대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Kohut에 의하면, 아기가 신체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산소가 필요하듯이, 정신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공감적이고 반응적인 환경이 필요하다. 이렇게 아기가 필요로 하는 심리적 기능을 충족시켜 주는 양육자를 Kohut은 자기대상이라고 불렀다.

초기 유아는 자기대상으로서 어머니가 반응해 주는 더없이 행복한 상태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은 깨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완벽한 어머니라 하더라도 아이의 욕구를 완전히 만족시켜 줄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기는 '가장 완벽했던 자기'와 가장 '이상적이었던 엄마'를 다시 회복하기를 바란다. Kohut은 이를 자기애적 욕구라고 이름 지었다.

최영민, <쉽게 쓴 자기 심리학> 중에서


그러면 내적으로 건강한 자기애적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 외적으로는 어떤 것이 결핍되는 것일까?


자기애에 대한 이해로 이루어진 자기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단어 중 하나는 의외로 공감이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 진단기준 DSM-5에 따르면,


1)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대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예: 성취와 능력에 대해서 과장한다. 적절한 성취 없이 특별대우받는 것을 기대한다).


2) 무한한 성공, 권력, 명석함, 아름다움, 이상적인 사랑과 같은 공상에 몰두하고 있다.


3) 자신의 문제는 특별하고 특이해서 다른 특별한 높은 지위의 사람(또는 기관)만이 그것을 이해할 수 있고 또는 관련해야 한다고 믿는다.


4) 과도한 숭배를 요구한다.


5) 특별한 자격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즉, 특별히 호의적인 대우받기를, 자신의 기대에 대해 자동적으로 순응하기를 불합리하게 기대한다.


6) 대인관계에서 착취적이다. 즉,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타인을 이용한다.


7) 감정이입의 결여: 타인의 느낌이나 요구를 인식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8) 다른 사람을 자주 부러워하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시기하고 있다고 믿는다.


9) 오만하고, 건방진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9개 항목 중 5개 이상 충족될 때 자기애성 인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지만, 실제로 병리에 핵심적인 항목은 6번과 7번, <타인을 도구로 생각하고 이용하는 관계만 맺는다> 것과 <공감할 수 없다> 것이다. 


우리가 나르시시스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 두 가지 특성 때문이 아닐까 한다. 가족이나 연인처럼 친밀한 관계라면 응당 받아야 할 공감을 받지 못해서 고통스러울 것이다. 동료나 친구로 만났는데 이용. 착취당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이 또한 고통이다. 이것은 인간관계에서 흔히 겪는 갈등과 상처와는 다르다.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도 계속 빠져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공감


어머니와 내가 분화되지 못한 상태에서 처음 경험한 것이 일차적 공감이라면, 훗날 성장하여 타인의 거죽을 입고 느끼듯이 공감하는 법은 그 경험에서 배운 것일지도 모른다. 즉, 사랑받은 아이가 사랑을 줄 수 있듯이, 공감 받아본 아이는 공감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애성 인격장애, 즉 나르시시스트가 타인에게 공감할 수 없는 이유는, 생애 초기 꼭 필요한 만큼 공감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무엇이고 병적인 나르시시즘 어떻게 다른지, 병적인 나르시시즘과 공감이 어떤 상관이 있는지, 또 공감이 그것의 치료에 얼마나 필요한지 이제부터 <쉽게 쓴 자기 심리학>을 인용하여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Kohut의 이론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고전적이고 따분한 이야기를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미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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