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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eet little kitty Oct 10. 2022

양극성 자기

프로이트의 지형학적 이론만큼 폼나는 구조론

19세기 심리학이 의식의 심리학이라면, Freud무의식의 개념을 타당한 모델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는 id , ego, superego로 이루어진 구조이론과,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이루어진 지형학적 이론을 내놓았다.


반면 Kohut은 1984년 자기 심리학에 근거한 '양극성 자기'라는 모델을 제시했다. 여기서 양극이란 <야망 vs 이상과 가치>라고 하였다. 양육자가 적절한 자기 대상 반응을 해 주고 상처가 되는 좌절 대신 최적의 좌절을 제공하면 과대감은 야망으로, 이상화 부모 이마고는 이상과 가치라는 구조로 통합된다.


그는 마치 전기가 흐르듯 사람이 무언가를 추구할 때, 야망에 떠밀리고, 이상에 이끌린다고 하였다. 를 수행할 수 있는 재능과 기술 덕분이며, 쌍둥이 자기 대상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1)

두 극 사이에는 긴장의 경사가 있으며, 지속적으로 흐르는 심리활동이 존재함을 설명하는 것이 긴장호(tension arc)의 개념이다. <쉽게 쓴 자기심리학.p.82>

Freud 도 그랬겠지만 Kohut 역시 최대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는 electric arc의 개념을 빌려와, 두 극 사이에 방향성이 있고 지속적인 심리활동이 있음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요즘 말로 하자면 제법 '간지 나는' 이론 모델이다.


                       <Arc 아크>

기체 중에 설치한 두 개의 전극 사이에 전압을 건 경우에 발생하는 강한 빛을 아크라 하며, 이 아크가 발생하는 중에는 기체를 통하여 양전극 사이에 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이므로, 전류가 흐름으로써 도전성이 유지되고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그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야망에 떠밀리고 이상에 이끌리는 존재다. 야망은 '내가 제일 잘났어'에서 나오고, 이상은 '완벽한 부모의 부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다. 말없이 부모 곁에서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경험 속에서 재능이 싹튼다.


우리 아이는 너무 소중하고 특별하다 는 육아관이 나르시시스트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기껏해야 아이를 한 둘 낳는 시대에는 더욱 그런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이 문제가 된다면, 부모의 나르시시즘이 투영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2)


상위권 학교를 나오고 번듯한 직업을 가져야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 되지 않는다. 아이는 자신을 수치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의 나르시시즘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적절한 반응을 해 줄 때, 아이는 야망과 이상이 조화를 이룬 재능 있는 인재로 자라 것이다.


나르시시즘에 대한 오해를 거두고, 과도한 헌신과 희생 대신 따뜻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육아를 할 수 있는 시대를 꿈꿔본다. 거기에는 신화적 모성도, 현대 여성의 과도한 자기희생도 없을 것이다. 아이가 성장해서 어른이 된 후, 그 희생에 죄책감을 느끼고 수치화된 성과로 보답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오늘도 나는 소중하고 특별한 우리 아이들을 위해  Kohut의 자기 심리학을 돌아본다. 아이의 과대감은 적절한 야망으로, 완벽한 부모의 일부이길 바라는 마음은 바람직한 이상과 가치로 키워주면 어떨까. 너무 일찍 시작되는, 효율적이다 못해 훈련에 가까운 교육보다는 부모와 함께 하며 조용히 따라할 시간을 허락하면 어떨까. 나의 불안과 수치심이 담긴 뾰족한 팩트 폭격 대신 최적의 좌절을 섞어 주면 어떨까.

엄친아로서 평생고달프게 살았던 Kohut의 목소리를 빌려 제안해본다.


커버이미지

https://images.app.goo.gl/VTVQERQgyBbaiDe27


참고한 책


1) 최영민, 쉽게 쓴 자기 심리학- 중 <양극성 자기>, 학지사, 2011

2) 박경순, 엄마 교과서- 중 <제 잘난 맛에 사는 아이들>, 비룡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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