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원리가 담긴 위니컷의 좋은 개념
언제나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들었다. 1등만 알아준다고 했다. 이왕이면 더 잘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뭐가 나쁘겠는가. 살면서 최선을 다해서 힘들었던 적은 있어도 결과가 더 나빠지거나 비난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육아를 하다 보니 그게 통하지 않았다. 나는 열심히 하는데, 최고와 최선의 목표를 세워서 노력하는데 계속 제자리걸음이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위니컷을 참 좋은 어머니를 Good mother라고 하지 않고 Good enough mother라고 불렀다. 한 단어 차이지만 엄청난 차이다.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를 쓴 이인아 교수는, '우리 뇌는 10개의 지식이 있다면 10개를 모두 기억하지 않고 3-4개만 저장한 다음 나머지는 어림짐작하여 맞춘다.'라고 했다.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억하고 담는다면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힘든 것이다. 너무 무겁기 때문에.
이는 삶의 원리와 통하지 않나 싶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잘하는 사람은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다는 의미도 된다. 혹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될 것이다. 완벽한 엄마 역시 너무 완벽해서 아이가 정서적으로 질식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너무 완벽한 엄마보다는 그냥 옆에 있어주는 따뜻한 엄마를 원했던 것처럼 말이다.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결국 인생은 집중과 선택이기에 위니컷은 Good enough mother를 제안했는지도 모른다. 완벽한 엄마를 추구하다 보면 분명 희생되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울 때는 삽을 깊게 파는 것이 좋다. 그래야 뿌리가 상하지 않는다.
마음을 크게 가지라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로서 내 마음이 깊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