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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eet little kitty Jan 28. 2023

Chat GPT와 둘째 아이의 시

고양이 혀에 관한 시 쓰기

Chat GPT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12월 1일 오픈한 이후로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글을 곧잘 쓴다기에 나도 한 번 사용해 보았다.


1.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는 글은 논리 정연하게 잘 쓴다.

2. 모르는 주제에 관해서는 모른다고 말한다. 예) 이태원참사

3. 글을 잘 쓴다기보다 빨리 쓴다. 영어로 부탁하면 에세이는 10초 만에 쓰기도 한다. 한국어로 부탁하면 영어로 작업한 후 번역하느라 그보다는  걸린다.

4. 소설의 경우,

좀비에 한 소설 써 줘 하면 개요부터 말한다.

좀비에 관한 짧은 소설 써 줘 하면 개요를 말하지 않고 바로 쓰는데 역시 30초 안팎이다. 글이 안정적 구조를 이루는 대신, 내용은 어디서 들어본 듯한 다소 식상한 것들이다.


그럼, 시 쓰기는 어떨까?

마침 아이가 고양이 혀에 대한 시를 쓰고 있길래

ChatGPT에게도 부탁해 보았다.


            고양이 혓바닥

                                          ○○


우리 집 고양이 혓바닥은

들썩들썩

입맛을 다실 때도

들썩

물을 홀짝홀짝 핥아먹을 때도

들썩

내 손을 핥아줄 때도

들썩


우리 집 고양이 혓바닥은

쉴 틈이 없네


다음은 Chat GPT, 한국어로 번역하니 너무 어색해서 영어로 그대로 인용했다.


Please write a children's poem on a cat's tongue.



시에는 은유가 있어야 하는데, 둘 다 눈에 띄는 메타포는 없었다. 주제가 너무 가벼워서 그런가?

 아이의 시는 '들썩'이라는 의태어를 통해 운율을 맞추었고. AI의 시도 very와 prey, grand와 hand 등 rhyme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ChatGPT에게 같은 작업을 한 번 더 시키면 어떨까?


마지막 문장은 어쩔수 없이 잘렸네요. 양해 바랍니다.


내용은 큰 차이 없지만 rhyme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즉, 같은 작업을 여러 번 시키면 우리가 퇴고하듯 AI도 조금씩 글을 다듬으며 나아진다는 이다.


ChatGPT 뿐 아니라 각종 AI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편견으로 학습된 골칫거리,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 표절여부를 알 수 없게 하는 과제 도우미..

나 역시 혼란스럽지만 그 녀석들에 대해 알고 싶다.


인간과 비교할 때 너에겐 무엇이 없니?


In short, I lack the physical senses, consciousness, self-awareness, and free will that are characteristic of human beings.


여기까지 듣고, 나는 문득 아이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인간고유의 특성이라... 우리는 공부를 잘하고 대학에 가야 사람구실을 하는 거라고 배웠는데.....

 AI가 방대한 지식을 학습하듯 아이들은 학습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쓴 나머지 인간 고유의 특성을 경험하며 살아갈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가?


몸으로 세상을 느끼고, 자의식을 가다듬고, 자유의지를 가지고 어릴 때부터  살아가야 성장한 후에도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원리지만 실천하기 어렵다. AI와 공존해야 하는 세대에겐 무겁고도 중요한 주제다.


새해부터는 인간의 특성을 살려(?) 산책과 운동을 늘려야겠다. 나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고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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