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받은 인생 첫 상금

by 흥미진진한 독자

취미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독서 모임에 빠져들었다. 혼자 읽고 덮어버릴 때와는 전혀 다른 희열이 존재했다. 수박 겉핥기식 독서를 하는 나에게 분야별 다양한 추천 도서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모임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함께 독서하는 분들의 시선과 질문을 통해 같은 책을 읽고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 책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느꼈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나의 최애 장소 <책이당> 서점이 3년 만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내가 방문한 서점 중에 가장 작은 동네 서점이지만 이곳에서 나의 운명은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은 취미인 독서와 글쓰기에 물든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웠던 내가 이제는 1년 100권 읽기도 거뜬히 해낼 만큼 역량을 키워준 소중한 책방이다. 이사를 하여서 편도 1시간 20분이 걸렸지만 그래도 꾸준히 독서토론 모임에 참여했다. 그런 애정하던 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한동안 마음이 헛헛하기도 했다.


이 공간이 소중한 또 다른 이유는 내 인생 처음으로 책을 출간한 작가분들을 만난 공간이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로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던데, 출간한 작가님들은 대한민국 도서 정보시스템에 자신만의 고유번호인 ISBN을 가진, 세상에 이름을 남긴 분들이 아니던가. 태어나면 자동으로 부여받는 주민등록번호와는 다르게 노력해야만 받을 수 있는 소중한 번호다. (욕심난다. 욕심나)


세상에 내 이름을 남기지는 못해도 자식 2명은 남겼다고 자조하고 있던 나에게 작가님들과의 교류는 꿈과 현실 사이에 교집합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나도 먼 미래에, 언젠가는, 퇴직하면, 아이들 다 키우고 등등 핑계로 미뤄뒀던 꿈을 지금, 이 순간으로 불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던 서점이었다. 그런 장소가 사라졌으니 얼마나 허탈했을지 상상이 되는가?


소중한 인연이 지나가 버린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여기저기 또다시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브런치라는 글쓰기 공간을 만났고 3개월 남짓 되는 시간 동안 매일 하루 1편의 글을 발행하고 있다. 물론 혼자였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글루틴을 실천하는 작가님들 속에 휩쓸려 글쓰기 인증을 함께하다 보니 80편의 글을 발행하게 되었다. 쓰다 보면 보이는 것이 있다더니 글을 쓸수록 글감이 줄지 않고 늘어나는 신기한 순간도 만났다. 책을 읽기만 하던 독자에서 벗어나 글을 쓰는 작가로 거듭나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그래! 진짜 작가가 될 수 있어!


라고 생각은 했지만, 온라인상에서만 작가였다. 오프라인에서는 감히 '작가'라는 명칭을 입에 올릴 수 없었다. 친구들, 친척들, 심지어 남편에게도 글 쓰는 것은 비밀이었다.


브런치에서 만난 몇 번의 조회수 폭발과 다음 메인에도 종종 올라간 글을 보며 남몰래 자신감을 키웠다. 함께 글루틴을 실천하는 작가님들의 응원에 더욱 용기 내 글을 써보기도 했다.(신입작가의 글은 메인에 잘 올려준다고 한다. 아마 처음이니까 용기를 가지라고?)

글쓰기 초보지만 계속 쓰다 보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질보다 양으로 승부를 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어안이 벙벙한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퇴근을 준비하던 순간에 받은 문자 한 통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브런치에 올리던 글을 <밀리로드>에도 올리고 있던 차였다. 밀리의 서재 회원이었던 나는 전자책을 읽기 위해 자주 들락거리다 밀리의 서재에도 작가들이 글을 올릴 수 있는 밀리로드 탭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브런치에 올리던 글을 밀리의 서재에도 함께 올렸다. 각 각의 장점이 따로 있어 동시에 연재 중이었다.


브런치는 다른 작가님들과 함께 글 쓰는 재미와 다음 포털사이트 메인에 올라갈 수 있다는 강력한 유인가가 있다. 조회수 폭발을 만나면 내가 쓴 글을 누군가가 읽어준다는 의미 부여를 통해 글쓰기 중독자로 거듭날 수 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있기 때문에 작가님들이 발행하는 글의 수준 또한 높다.


밀리의 서재에서 운영하는 밀리로드는 연재된 글을 읽고 실망한 적이 많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아서인지 초등학생들이 장난 삼아 올려놓은 글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리 로드의 장점은 1,000명이라는 목표가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Like it에 해당하는 밀어주리를 1,000명에게 받으면 전자책 발간을 지원한다고 한다. 책을 한 권도 출간한 적이 없는 작가에게는 1,000명이라는 눈에 보이는 목표가 명확하게 있어서 좋다.


브런치에서는 이상을 실현하고 밀리 로드에서는 현실에 발 담그는 방법으로 글 연재를 하고 있었는데 창작 지원금은 생각지도 못한 보너스였다. 한 번이라도 창작지원금을 받은 적이 있으면 그다음 작가에게 기회가 넘어가는 시스템 덕분에 쟁쟁한 분들은 벌써 다 받고, 밀리고 밀려 나에게까지 행운이 온 것임을 안다. 하지만 상금을 받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글 쓴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배짱도 함께 찾아왔다. 책 사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남편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책을 살 수 있어서 독서 환경도 좋아졌다.


저도 책 출판해서 도서 고유번호인 ISBN을 받고 싶어요. 유료 밀리의 서재 회원이 아니더라도 회원가입만 하면 밀어주리를 할 수 있습니다. 1000개 모으는데 십시일반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

라고 내 글을 홍보할 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

역시 상금은 용기도 물어다 주었다.




질 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나답게 3편의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시간 나실 때 방문해서 밀어주시면 너무너무 감사하겠습니다.



1. <자린고비 남편과 함께 살기>

https://millie.page.link/rKHbp




2. <도대체 누가, 새대가리라고 한 거야!>

https://millie.page.link/mP8Pf


3. <휴대폰 없는 사춘기 아들 관찰일기>

https://millie.page.link/rqv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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