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설레임과 걱정
얼떨결에 학년부장이 되었다. 내가 그 자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다. 그저 1년 동안 내가 맡은 아이들과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는데 말이다. 아이들과 아웅다웅하는 시간이 때로는 힘들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나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매해 새로운 사건을 마주하고, 또 새로운 성향의 아이들을 만난다. 부정적인 면에서 교집합이 생기기도 하지만, 한 명 한 명 들여다보면 저마다 참 예쁜 구석이 있다. 신기하게도 개별적으로는 다 괜찮은 아이들인데, 무리를 이루면 왜 또 다른 모습이 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회가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지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인 듯하다. 사람이 모이면 예상치 못한 힘이 생기기도 하니까.
올해는 담임을 할 때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더 많이 마주하게 되는 자리라 마음이 내내 편치 않았다. 나는 초긍정 마인드를 지닌 사람인데, 잘못을 지적하고 하나하나 바로잡도록 훈계하는 일은 솔직히 내 성향과는 맞지 않다. 그렇지만 내가 어느 정도 악역을 맡아야 담임 선생님들이 한결 수월하실 텐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 자리를 몇 번이나 고사했는데도 교장 선생님께서 끝내 맡기셨으니, 괜히 교장 선생님 탓이라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맡으면 어떻게든 중간 이상은 해내는 나 아닌가. 이번에는 나 자신을 믿어볼까 한다. 단호박 같은 부장이 되고 싶어 단호박을 먹으며 다짐까지 했다.
2026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새로운 도전, 새로운 자리에서 시작하는 나의 교직 생활. 특별한 시작을 알리는 병오년, 붉은 말의 해. 그 힘찬 기운처럼 나 역시 단단하고 힘 있게 달려가 보려 한다.